가평 골프장 카트 추락 사고, 노동자 안전관리의 현실을 드러내다

지난 10월 18일, 경기 가평군 상면 대보리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작업용 카트 추락 사고로 70대 근로자 두 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로 치부하기에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골프장 안전관리 부실’과 ‘고령 근로자 안전문제’가 사회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고는 오후 1시경, 언덕길을 오르던 카트가 5미터 아래 굴다리로 추락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카트를 몰던 운전자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료는 모두 70대 남성으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은 카트가 후진하며 통제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가평 골프장 사고의 핵심 원인 – ‘작업용 카트 안전 점검 부재’
가평 골프장 사고의 핵심은 ‘안전 점검의 부재’입니다. 골프장 내 작업용 카트는 일반 전동카트보다 더 큰 중량을 견디며, 언덕길이나 경사로를 자주 오르내립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브레이크 점검, 타이어 마모 확인, 적재 중량 제한 같은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언덕길 주행 중 카트가 뒤로 밀린 경우는, 브레이크 패드 마모 또는 경사 안전장치 미작동이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많은 골프장이 외주 인력을 통해 차량 유지보수를 맡기지만, 비용 절감이나 관리 소홀로 인해 정기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산업안전 사각지대, ‘고령 근로자’의 현실
이번 가평 골프장 카트 추락 사고는 노동자 안전관리 문제와 함께 고령 근로자의 근무 환경을 다시금 드러냈습니다.
70대 근로자들이 작업용 카트를 운전했다는 점에서, 체력적 한계와 반응속도 저하 등 안전 취약성이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 다수의 골프장은 청소, 조경, 카트운전 등 외주 인력의 상당수가 60~70대 고령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안전교육이나 보호장비 지급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노동부의 2025년 상반기 산업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 근로자 산업재해율은 전체의 28%를 차지하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노동 구조의 불균형과 안전 불감증이 낳은 비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골프장 안전관리,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은?
가평 골프장 사고는 단순한 개인 부주의가 아닌, 사업장 안전관리 의무 위반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였다는 점에서, 골프장 운영주체와 외주업체 간의 안전책임 범위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해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에게 형사책임이 부과됩니다.
만약 골프장 측이 정기 점검이나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고 역시 중대재해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복되는 가평 지역 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가평군은 최근 몇 년간 교통 및 산업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2024년에도 가평읍 한 건설현장에서 굴착기 전복 사고로 1명이 사망, 2023년에는 펜션 화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지역 특성상 산악지형과 경사로가 많은 곳에서 ‘기초 안전관리’가 미흡하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이번 가평 골프장 카트 추락 사고는 지역 산업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경고로 볼 수 있습니다.
예방을 위한 실질적 대책
1️⃣ 정기점검 및 안전관리 강화
모든 골프장은 주기적인 작업용 카트 정비 점검표를 의무화하고, 결과를 기록·공유해야 합니다.
2️⃣ 외주 인력 안전교육 의무화
외주 근로자들도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며, 작업 전 위험요소를 인지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해야 합니다.
3️⃣ 고령 근로자 대상 맞춤 안전제도 도입
70대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작업 적합도 평가’를 실시하고, 필요 시 자동차형 대신 보행형 운반기기 사용을 권장해야 합니다.
4️⃣ 중대재해처벌법 실질적 적용
사업주가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법적 제재를 실질적으로 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사고가 아닌, 경고의 메시지
이번 가평 골프장 사고는 단순한 현장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노동 구조와 안전 문화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작은 카트 사고”로만 기억된다면, 또 다른 현장에서 비슷한 비극이 반복될 것입니다.
이제는 골프장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산업 현장에서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