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임박’? APEC 정상회의 앞두고 숨가쁜 외교전

2025년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한미 관세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APEC 회의 기간 중 협상 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무역 조정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방향과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3500억 달러(한화 약 497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자금 운용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3500억 달러 투자, 관세의 새 기준이 될까?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전액 현금 선불 투자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에 부합하는 조건으로,
미국 내 산업 투자와 고용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반면, 한국은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 투자를 제한하고 보증 및 대출 병행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자본 유출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유지하려는 균형 전략이다.
또한, 한국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까지 제안하며
양국이 상호 호혜적인 금융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같은 접근은 경제적 주권을 지키면서 외교적 실리를 확보하려는 현실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 APEC 경주 회의, 외교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이번 협상이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를 전환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시진핑 주석의 참석이 맞물린 글로벌 외교의 장을 극대화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APEC은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닌,
한미 경제동맹의 방향성과 대중(對中) 견제의 균형점을 찾는 중요한 자리다.
중국이 희토류 통제 문제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동맹국과의 경제·안보 공조 복원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협상이 타결된다면, 한국은 아시아 무역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 트럼프의 정치적 판단, 마지막 변수로 작용
하지만 모든 관문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협상의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내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며, 트럼프는 자국 내 제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보호무역 강화 정책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미국 실무진은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협상은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외교·안보가 맞물린 복합적 이슈로,
트럼프의 전략적 결정이 한미 양국의 향후 10년 관계를 좌우할 수도 있다.
🛡️ 불확실성 속 ‘방산 수출’ 전략 병행
정부는 관세 협상과 더불어 방산 수출 확대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방산 4대 강국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외교적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하며
유럽 주요국과 562억 달러(약 79조 원) 규모의 방산 계약 협상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히 무기 수출을 넘어, 경제 안정과 안보 자립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한미 협상의 결과와 맞물려, 한국의 방산 기술력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 대외 불확실성 시대, 한국 경제의 새 기로
한미 관세협상은 단순히 세율을 조정하는 협상이 아니다.
이는 한국의 경제 자주성과 글로벌 경제 질서 속 위치를 재정립하는 분기점이다.
만약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다면,
한국은 외환 안정, 수출 확대, 글로벌 신뢰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될 경우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 경쟁력이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는 “시한 없는 국익 우선” 원칙을 내세우며
단기적인 정치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경제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국익 최우선’의 외교, 그 속에 숨은 메시지
한미 관세협상은 단순한 무역 조정이 아니라
국가 전략, 경제안보, 외교의 삼박자가 맞물린 국가적 프로젝트다.
트럼프의 결정과 APEC의 외교 무대, 그리고 한국 정부의 치밀한 조율이 만들어낼 결과는
한국 경제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국익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한국은 단순한 협상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조정자 역할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APEC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 그 답은 머지않아 경주에서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