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아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

 

 

아이에게 반려동물은 단순한 친구나 장난감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의 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정서적 동자’이며, 때로는 부모보다 더 가까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겪는 펫로스 증후군은 생각보다 깊고 복합적인 감정의

파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반려동물을 잃은 상황에서 단순한 위로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건강하게 표현하도록 이끌어야 하며, 아이의 나이, 성격, 정서 상태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부모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아이가 펫로스 증후군을 겪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반응과 심리적 변화를 먼저 살펴보고, 부모가 그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야 하는지 구체적인 역할과 접근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처음 겪는 ‘죽음’이라는 개념일 수 있기에 부모의 태도는 아이의 정서적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아이의 상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장기적인 회복을 돕는 대화와 행동 방식까지,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많고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아이의 심리 반응과 그 이유

 

아이들이 펫로스 증후군을 겪을 때 보이는 반응은 성인과는 매우 다르며, 나이와 발달 단계에 따라 그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3세에서 6세 사이의 유아는 ‘죽음’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지, 왜 함께 놀 수 없는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이 시기의 아이는 주로 분리불안, 야뇨, 식욕 부진, 공격성 등의 신체적·행동적 증상으로 반응하며, 때로는 “우리 강아지는 언제 다시 깨어나?”라는 질문을 반복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동은 죽음을 ‘영원한 이별’로 인식하기 위해 시작하지만, 그 감정 조절 능력은 여전히 미숙하다. 이 시기의 아이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 자신이 뭔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느끼는 죄책감을 가질 수 있고, 이런 감정은 우울감과 자기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혼자서 슬픔을 처리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가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면 감정이 내면에 눌려 장기적인 불안감이나 회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는 논리적 사고와 감정 표현이 조금 더 성숙하지만, 그만큼 감정의 강도도 더 크다.

이들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단순한 상실이 아니라 ‘삶의 무의미함’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슬픔, 무력감, 분노, 외로움이 동시에 몰려오는 복합적인 감정의 충격을 경험하게 되며, 때로는 사회적 관계에서도 위축되고 고립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이가 겪는 펫로스 증후군이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했던 존재와의 단절’이라는

점이다. 이 감정은 아이의 정체성과 자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저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의 감정 반응을 억누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이끄는 것이 부모가 해줘야 할 첫 번째 역할이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아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

부모는 아이가 겪는 펫로스 증후군을 대할 때 무엇보다 먼저 그 슬픔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괜찮아, 금방 또 새로운 강아지 키우면 되지” 라는 말은 아이의 상실을 가볍게 치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실제이며, 그 슬픔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첫걸음은 아이에게 ‘감정 표현의 언어’를 제공하는 것이다.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마음이 매우 아파?”, “보고 싶지?”, “너무 그리운 거야?”와 같이
구체적인 감정 단어를 질문 형식으로 건네주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말로 풀어낼 수 있다. 부모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부모는 아이와 함께 반려동물의 추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함께 찍은 사진을 보거나, 반려동물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은 아이가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 관계를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은 단순한 추억 회상이 아니라, 애도 과정을 건너는 ‘심리적 의식’으로 작용한다. 아이에게 이별이 끝이 아니라,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아이를 위한 부모의 접근 방법

만약 아이가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갖고 있다면, 부모는 그 책임이 아이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네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야. 우리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생명은 언젠가 떠나는 법이야” 라는 식의 설명은 아이가 스스로를 용서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그리고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부모가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때, 아이는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안정감을 얻는다. 단, 그 감정을 아이에게 의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펫로스 증후군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전문가의 상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심리상담사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결코 과한 대응이 아니다. 오히려 조기에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이 아이의 전반적인 정서 성장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아이 마음 회복과 슬픔을 함께 견디는 부모

아이에게 반려동물의 죽음은 처음 마주하는 상실이자, 생명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경험이 된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아이에게 부모는 단순한 위로자 그 이상이다. 부모는 감정 표현을 도와주는 언어이자, 상실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어른이 있을 때, 비로소 그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서서히 회복해 갈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 과정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애도하는 법을 알려줄 때, 아이는 이번 상실을 통해 더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된다. 중요한 것은 ‘슬픔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슬픔 속에서도 괜찮다는 감각’을 주는 것이다. 부모의 진심

어린 지지는 아이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으며 감정이 성장하는 중요한 경험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