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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한 힐링 여행지

79madam 2025. 7. 1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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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잎이 무성한 울창한 숲길

 

사람들은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깊은 상실감과 공허함에 빠지곤 한다. 나 역시 반려묘를 잃고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삶의 의미조차 잃어버린 듯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기에 필자는 고통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짐을 쌌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풍경, 그리고 조금은 다른 공기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다시 숨을 고를 수 있길 바랐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상실의 아픔을 보듬고 스스로를 다시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직접 다녀온, 혹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추천한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한 국내외 힐링 여행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여행지들은 화려하거나

유명하진 않아도, 마음을 조용히 위로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 특별한 공간들이다.

 

고요한 자연에 기대어, 강원도 평창의 숲길

평창에서도 특히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많은 위안을 받았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약 1km 남짓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이 고요한 숨결처럼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걷는 동안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마음속으로 불러보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조용히 속삭여보았다. 숲길 끝에는 월정사라는 천년 고찰이 자리하고 있어, 잠시 앉아 명상하거나 사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필자는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반려동물의 이름을 작은 소원 등에 적었고, 그 순간 깊은 위로를 느꼈다. 걷고, 앉고, 쓰고, 기도하는 이 순서 자체가 치유의 코스가 되었다. 자연에서 온전한 치유를 받는 마법 같은 힘을 얻었다.

 

혼자가 아닌 느낌, 제주도의 반려동물 추모공원

제주도의 하늘빛 동산 추모 공원 단순한 묘원히 아니라, 매주 작은 추모식과 반려동물을 기리는 메모리얼 가든 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필자라는 이곳에서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작은 꽃을 심고, 반려동물의 이름을 적은 리본을 메모리얼 나무에 걸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을 아무 눈치 없이 할 수 있었고, 그 공감 속에서 조금씩 눈물이 멈췄다. 매월 열리는 추모 음악회도 있다. 반려동물의 사진을 무대 스크린에 띄우며 음악을 듣는 순간, 다시 한번 사랑을 되새길 수 있었다. 단순한 묘원히 아니라, 추억을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큰 위로가 되었다.

 

삶의 리듬을 되찾는 시간, 전남 완도의 작은 섬

완도에서도 내가 머문 곳은 청산도 슬로우 길이었다. ‘천천히 걸어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을 테마로 한 이 코스는, 마음이 무거울 때 발걸음을 억지로 재촉할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나는 하루 2~3시간씩만 길을 걸었고, 나머지 시간엔 섬마을 주민들과 간단한 갯바위 낚시 체험을 했다. 낚시하는 동안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비웠고,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도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청산도에서는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엽서에 적어 바닷가의 작은 우체통에 넣는 ‘마음 편지’ 프로그램도 있다. 반려동물을 향해 쓰는 편지를 바다로 띄워 보내듯,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파도와 숲이 전하는 위로, 태안 안면도의 해변과 소나무숲

나는 끝없이 밀려오는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충남 태안 안면도의 해변을 찾았다. 바다는 말없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지만, 묵묵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깊이 얹혀 있던 슬픔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밀려왔다가 이내 사라지는 파도처럼, 나의 그리움도 언젠가는 조금씩 부드러워지리라는 희망이 생겼다.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넓게 펼쳐진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데, 그 짙은 솔향은 무겁던 마음을 천천히 맑게 해주었다. 필자는 숲길을 걸으며 반려동물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노트에 적었다. “많이 보고 싶어, 그리고 고마웠어.” 그 순간 불어온 산들바람이 마치 대답처럼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졌다. 특히 안면도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반려동물에게 쓰는 ‘마음 염서 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공방도 찾았다. 나는 그곳에서 반려동물의 이름을 정성스럽게 적고, 작은 그림도 그려 넣었다. 완성된 엽서를 바닷가의 노란 우체통에 넣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안면도의 해변과 소나무 숲은 화려한 명소는 아니었지만, 상처 난 마음을 살며시 감싸주고, 그리움을 사랑으로 바꾸는 힘을 지닌 특별한 공간이었다. 바닷바람과 숲길, 그리고 짧은 편지 한 장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깊은 치유가 되었다.

 

추억을 담아 떠나는 길, 일본 교토의 고즈넉한 골목길

교토에서는 특히 산넨자카~니넨자카 골목길을 추천한다. 고즈넉하고 정갈한 이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속 이야기들이 차분히 올라온다. 나는 작은 향 가게에서 반려묘를 떠올리며 향낭(사치코)을 직접 만들어 보았다. 그 향을 맡으면 여전히 내 곁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근처의 작은 절인 야사카코신도에서는 ‘쿠쿠리사루’라는 오색 공에 소원을 적어 매달 수 있다. 나는 반려묘의 이름을 적으며 “다시 만나자”는 소망을 걸었다. 유명 관광지보다 작은 사찰, 골목길, 향 가게에서 보낸 시간이 오히려 더 진한 치유의 순간이 되었다.

 

 

펫로스 증후군을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여행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필자가 걸었던 평창의 전나무 숲길, 제주도의 추모 공원, 완도의 슬로우 길, 교토의 골목길은 모두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 주었다. 단순한 풍경을 보는 것을 넘어, 걷고, 쓰고, 향을 만들고, 편지를 보내는 체험들이 마음속 깊이 남은 아픔을 조금씩 녹여주었다. 여행은 상처를 지우진 못하지만, 상처를 사랑으로 바꿀 기회를 준다. 그리움은 여전히 곁에 머물지만, 그리움의 모양은 시간이 흐르며 부드럽게 변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언젠가 이별의 아픔을 안고서도 다시 웃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언젠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하게 빛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진정한 이별은 잊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따뜻하게 간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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